사진으로 드러난 존재와 시간의 사유
박윤호 작가의 흑백 사진전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존재와 시간성을 탐구하는 사유의 장을 펼친다. 그의 사진 속 사물과 인물은 현존재(Dasein)의 흔적을 남기며 실존의 의미를 드러내고, 이는 하이데거가 말한 ‘열림’(aletheia)의 순간으로 이어진다.
또한 르네상스적 원근법과 근대 이후의 주관적 시선이 교차하며, 작품은 단순한 모사가 아닌 철학적 성찰의 매개체가 된다. 특히 액자 대신 사진 자체를 벽에 걸어 전시한 방식은 강렬한 몰입을 가능케 했고, 흑백의 절제된 형식 속에서 박윤호 사진세계의 깊이가 선명히 드러났다.